한국인 최초 ESP-Disk’ 레이블 아티스트 정은혜

솔로 피아노 음반 <놀다 NOLDA> 국내 발매

미국에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정은혜가 한국인 최초로 재즈 명가인 ESP-Disk’ 레이블에서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정은혜의 솔로 피아노 앨범 <NOLDA 놀다>는 지난 9월 24일 국내외로 발매되었다. 이는 미국의 최대 재즈 라디오 채널인 WBGO에서 2021 하반기 주목할 앨범 프리뷰 기사에 선정되어 소개되는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1963년도에 설립된 ESP-Disk’ 레이블은  앨버트 아일러를 시작으로 오넷 콜맨, 선 라, 버드 파웰, 폴 블레이, 매튜 쉽 등의 재즈 거장들의 음악을 담아냈으며, 오늘날까지도 음악적 진취성과 음악가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정신적 유산을 이어가고 있다. 레이블의 현 대표인 스티브 홀제는 이 앨범에 담긴 정은혜의 음악에 대해 프리 재즈계에서도 독창적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하여 “게임 체인저”라고 소개한다. 

다운타운 뮤직갤러리의 브루스 갤랜터는 “그녀의 젊은 나이에 비해 농익은 연주를 보여준다”며 “그녀의 연주는 대부분의 재즈 피아니스트가 사용하는 일반적인 브로드웨이 주제별 쇼 튠 노래로부터 자유롭다. 마치 그녀만의 파열음 조각들을 직접 발명해내는 듯하다.”라고 정은혜의 음악적 성숙함과 독창성에 주목했다. 재즈 트레일의 펠리페 프리아타스는 “수준 높은 기술적 컨트롤뿐만 아니라 고도로 능숙한 즉흥성을 보여준다.”라고 했다. 특히 이 음반에 실린 총 아홉 곡 중 “Rooted”에서는 “판소리 미학의 특징으로 보이는 동적 신체성과, 극적인 발성/타악 특성에서 비롯된 긴장감을 형성하고 있는 듯하다.”며 정은혜의 음악에서 국악적 원형을 발견하기도 했다. 

현대적인 음형이 다분한 정은혜의 음악 이면에 담긴 동양적 우주관 즉 시공에 대한 전통적 세계관과 산수화의 미학적 전통을 간파하여 평가도 있다. 한국 매체인 재즈피플에서 낯선 청춘 최규용은 “놀이라고 하기엔 사려 깊게 음들을 선택하고 외줄 타기 같은 긴장이 공간에 스며든 그녀의 연주는 확실히 수묵화를 닮았다. 그런데 그녀의 연주는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꿈틀대는 이미지를 지향한다. 그녀가 시간을 인식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미국 보스턴 소재의 버클리 음대 출신인 정은혜는 졸업 후 다년간 미국에서 활동을 이어오며 혁신적인 재즈의 거장인 와다다 레오 스미스와 첼리스트 이옥경 등의 아티스트와 협연했다. 정은혜의 대표작으로는 지난해 서울 통의동 오디오가이에서 판소리와 함께한 공연 실황이 담긴 앨범 <존재들의 부딪힘, 치다> (판소리 배일동, 드럼 서수진, 첼로 지박)가 있는데, 이는 특히 해외 다양한 매체에서 호응을 얻었다. 밴드캠프 데일리 특집 기사에서 비평가 필립 프리만은 “정은혜는 한국 판소리의 격렬한 실험성을 현대적으로 업데이트했다.”라고 평가하며, 정은혜의 피아노 소리를 세실 테일러와 현대 클래식 작곡가인 갈리나 우스볼스카야의 음악과 비견했다. 미국의 현대 클래식 음악 매체인 <Sequenza 21> 2020년 결산 기사에서 주목해야 할 음반으로 선정하였다. 

이번 <NOLDA 놀다>는 무엇보다 한국인 최초로 유서깊은 재즈 레이블 ESP-Disk’에서 발매하여 미국은 물론 유럽과 일본까지 유통이 되고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정은혜는 오는 11월 20일 JCC 아트센터에서 <즉흥 솔로 피아노 - 정은혜, 김은영>(플러스 히치)을 통해 모국에서의 첫 솔로 피아노 연주를 선보인다. 그녀의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된다. 

Track Listing: 1. Perspective Shifts 2. Strange Rocks 3. Blue Sun 4. Columnar Jointing 5. Rooted 6. Ultraviolet-lightly Coated 7. Emerging Islands 8. Threading Stories 9. If I Were Credits: Eunhye Jeong, piano; all music by Eunhye Jeong (ASCAP). Recorded at Futura Productions (Roslindale, MA, USA) on January 8, 2021; Mixed and mastered by Travis Karpak; Cover design by Boyeon Choi